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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학제로 삭감을 논의하는 수술방의 현실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수술 중 체온이 떨어지며 발생하는 저체온증. 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인 ERAS와 맞물려 전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화두 중 하나다.수술방 자체가 다른 병원 시설에 비해 온도가 낮은 상태에서 수술을 위해 환자가 옷을 벗고 있는 특성, 여기에 마취로 인한 체온조절중추 억제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문제는 수술 중 체온이 단 몇도만 낮아져도 심장 등에 무리를 줘 합병증을 일으키거나 감염 위험이 급상승한다는데 있다. ERAS 프로토콜에서도 다학제적 접근과 가온 요법을 통한 중심 체온 유지를 강조하는 이유다.다학제적 접근을 강조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환자의 체온 유지라는 것이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나 외과 의사 등 특정 의료진만 신경써서 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수술방의 온도를 일정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 환자의 체온이 떨어지고 있는지 주의깊에 확인하는 것, 또한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 빠르게 가온요법을 시행하는 것 등은 사실상 수술방의 모든 의료진이 경각심을 가져야 진행될 수 있는 부분인 이유다.그렇다면 우리나라 수술방은 어떤 상황일까. 굴지 대학병원에서 ERAS 프로토콜을 주도하는 한 교수는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했다. "다학제적으로 삭감을 고민하죠."실제로 저체온증을 막는 가온 요법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술 부위를 제외한 채 담요를 덮거나 적외선 히터, 온수매트 등을 쓰는 방법부터 차가운 수액을 일정 부분 데우는 방법 등이 활용된다.그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환자의 몸에 부착하는 블랭킷을 활용해 따뜻한 공기를 주입하는 대류 방식의 가온이다.담요 등을 덮을 경우 수술에 방해가 되거나 오염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고 직접 가온은 오히려 화상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소모품을 활용해 공기를 데우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문제는 역시 급여기준이다. 현재 국내 급여기준을 보면 6세 미만이나 70세 이상 전신 마취가 이뤄지거나 심장 등 초중증 수술에만 그것도 수술시 단 1회만 보험이 되고 있다. 나머지는 그대로 삭감된다는 의미다.이 교수가 다학제적으로 삭감을 고민한다고 언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일부 병원에서는 두세개의 블랭킷을 사용했을 경우 어짜피 삭감될 이 비용을 어느 과에서 청구하느냐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고 한다.부인과 수술 같은 여성 환자의 경우 복부수술이 아니어도 노출 부위가 많아 블랭킷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더욱이 이런 수술들은 대부분 포괄수가제(DRG)로 묶여 있어 비용을 보존받을 방법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그렇다보니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곳들은 어짜피 삭감당할 블랭킷을 쓰느니 병원 자원인 모포를 잔뜩 구비해 환자를 덮는 방식을 쓰고 있다.환자의 체온은 지켜야겠고 무작정 계속 삭감될 수는 없으니 일단 병원이 감당할 수 있는 자원을 쓰고 있는 셈이다. 에어블랭킷을 적극 권고하는 미국과 유럽과는 정 반대의 방향이다.상황이 이렇게 흐르다보니 결국 대한외과학회와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등이 TF팀을 구성해 정부에 ERAS 프로토콜의 유용성을 알리기 위해 시범사업을 제안했다고 한다.하지만 정책을 제안한지 3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이에 대한 진행은 없는 상태다. 그동안 어느 곳에서는 다학제적으로 삭감을 논의하고 있고 어느 병원은 모포를 수십장씩 쓰고 있다.ERAS는 이미 선진국에서 환자의 예후를 안정시켜 전체적인 의료비용을 낮춘다는 것을 입증한 프로토콜이다. 매우 적은 예산이 시범사업으로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비용효과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더이상 늦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2023-07-20 05:30:00오피니언

의학계 화두 수술 중 저체온증 다학제+가온 "효과 확실"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수술 전주기 저체온증 예방에 다학제적 접근과 적극적 가온 요법이 분명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연구가 나왔다.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 ERAS(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의 일환으로 수술 중 체온유지가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제시된 것이다.다학제적 접근에 의한 적극적 가온요법의 혜택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현지시각으로 16일 소아과 질과 안전(Pediatric Quality and Safety) 저널에는 영유아 및 소아를 대상으로 하는 다학제적 가온 요법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097/pq9.0000000000000665).수술 전후 중심 체온 유지는 ERAS를 비롯한 환자 예후 관리와 맞물려 의학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사안 중의 하나다.수술 중 저체온증이 발생할 경우 감염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관리 방안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실제로 국내에서도 대한마취통증의학회가 올해 수술 중 환자에서의 체온관리를 위한 전문가 권고안을 내놓고 이에 대한 경각심을 당부하고 있는 상태다.권고안은 수술 중 중심 체온을 35.5도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학제적 접근과 함께 적극적으로 가온 장치를 활용하라고 명시하고 있다.또한 마취통증의학회와 외과학회는 국내에도 ERAS 프로토콜의 적극적 도입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같이 하고 보건복지부에 이와 관련한 시범사업을 제안한 상태다.이러한 가운데 실제로 다학제적 접근과 적극적 가온 요법이 수술 중 저체온증을 크게 낮춘다는 근거가 제시된 셈이다.이번 연구는 노스웨스턴 의과대학 팔시글리아(Falciglia, Gustave H) 교수를 주축으로 앤&로버트 H. 루리 어린이 병원(Ann & Robert H. Lurie Children's Hospital of Chicago)에서 시범사업 형태로 진행됐다.수술 중 저체온증 예방을 위한 다학제 의료팀을 꾸리고 적극적으로 가온 요법을 시행한 뒤 과연 이러한 관리가 환자 예후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를 파악한 것이다.이에 따라 연구진은 4년간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소아 환자 1235명을 대상으로 780건은 다학제+가온 요법을, 나머지는 현재 임상 프로토콜을 그대로 진행하고 이를 비교 분석했다.그 결과 다학제팀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가온 요법을 시행한 환자는 수술 전 저체온증을 경험한 비율이 6.4%에 불과했다.현재 임상 프로토콜을 그대로 따라간 환자의 경우 48.7%를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수술 전과 수술 중, 수술 후 전주기에서 저체온증을 경험하는 소아의 비율도 크게 감소했다. 현재 임상 프로토콜을 따라간 환자는 67.5%나 이를 겪었지만 다학제팀을 통해 가온 요법을 시행한 환자는 37.4%로 감소했기 때문이다.팔시글리아 교수는 "영유아나 소아의 경우 수술실의 환경과 마취, 일관되지 않은 중심체온 모니터링 등으로 저체온증 위험이 매우 높다"며 "저체온증이 발생할 경우 감염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은 물론 출혈과 산소 소비를 증가시키며 심폐 기능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적극적인 개입이 수술 중 저체온증을 막는데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검토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외과의사와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간호사 등을 포함한 다학제적 접근과 가온 요법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2023-07-18 05:30:00의료기기·AI
인터뷰

"환자 예후 직접적인 수술 중 저체온증…인식 제고 시급"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수술 중 저체온증은 환자의 예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다학제적 접근을 통한 적극적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인식 제고와 함께 이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적극적인 유인책이 필요한 이유죠."수술 중 환자에게 저체온이 발생할 경우 환자 예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이미 세계적으로도 선진국을 중심으로 저체온증 예방을 위한 적극적 지침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또한 올해 권고안을 채택하며 적극적으로 이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그렇다면 수술 중 체온 유지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어떠한 방법으로 저체온증을 예방해야 하는 것일까."수술 중 저체온증 위험도 비해 경각심 적어"대한마취통증의학회 김성협 총무이사(건국의대)는 이에 대한 첫번째 과제로 인식 제고를 꼽았다. 의료진과 환자 모두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이 퍼즐의 첫번째 조각이라는 설명이다.김성협 마취통증의학회 총무이사는 수술 중 저체온증에 대한 인식 제고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사실 수술 중 저체온증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라면 누구나 경각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가지 환경적 요인들로 인해 제대로 접근하지 못했던 측면이 크죠. 인식 제고가 시급하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그렇다면 실제로 수술 중 저체온증은 경각심을 가질 만큼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일까.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그렇다'는 것이다.일단 수술방의 환경 자체가 저온으로 유지되는데다 수술을 위해 환자가 탈의한 상태에서 차가운 수액이나 혈액 등이 주입될 경우 생각보다 쉽게 저체온증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김 이사는 "수술 전 불안 등의 심리적 요인으로 환자가 떠는 경우가 많은데다 마취가 진행되면 대뇌에서 체온조절중추가 억제되고 말초 혈관이 확장된다는 점에서 체온 손실도 많아지게 된다"며 "수술 전부터 수술 중, 수술 후까지 위험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하지만 이러한 체온 변화는 매우 서서히 일어나기 때문에 수술에 집중하고 있는 의료진들조차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하지만 이러한 저체온증으로 일어나는 부작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해외 임상 논문만 봐도 수술부위 감염이 두배 이상 늘어난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으며 재원일수를 늘린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결국 수술 중에 체온 유지만 제대로 진행된다면 감염 예방부터 재원일수 감소 등 다양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김성협 이사는 "일단 저체온 상태가 되면 혈역학적 측면에서 혈압이 오르게 되고 심박수가 늘면서 산소 소모량이 증가된다"며 "관상동맥 질환을 가진 환자나 노인의 경우 심근허혈과 같은 합병증의 주요 원인이 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이어 그는 "특히 상처부위의 혈류가 원활하지 않으면 감염의 원인이 되며 회복도 느려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수술 중 체온이 유지되지 않는 것만으로 이 많은 위험에 노출되는 셈이다"고 강조했다.의학계도 관리 방안 필요성 공감…ERAS 프로토콜 등 강조이렇듯 수술 중 저체온증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의학계 또한 마취통증의학회를 중심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김 이사는 ERAS 프로그램의 하나로 수술 체온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대한마취통증의학회가 올해 '수술 중 환자에서의 체온관리를 위한 전문가 권고안' 등을 내놓은 것도 같은 이유다. 이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올바른 가온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다.이 권고안에는 수술 중 중심 체온(core body temperature)을 35.5℃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권고가 담겨있다.또한 적극적으로 가온 장치를 활용해야 하며 '강제 공기 가온(forced air warming)'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김성협 이사는 "수술 중 저체온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심 체온의 유지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수술 부위를 제외하고 담요 등을 덮는 직접 가온과 열을 통해 온도를 높이는 조명 가온, 정맥으로 수액이나 혈액을 주입할때 데워서 사용하는 방법 등이 고려된다"고 전했다.그는 이어 "이중 가장 보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따뜻한 공기를 주입하는 대류 방식의 가온 장치"라며 "따뜻한 공기를 주입하는 가온 장치와 환자의 몸을 덮어주는 소모품인 1회용 블랭킷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번에 만든 권고안에서도 우선적으로 권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수술 중 저체온증에 대한 인식이 워낙 낮다보니 이에 대한 지원도 한계가 분명하다는데 있다.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체온 유지를 하려해도 제한사항이 많다는 의미다.실제로 현재 국내 1회용 블랭킷 급여 기준을 보면 만 6세 미만과 만 70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신 마취 수술과 장기이식, 심장 등 대수술에 한정해 그것도 1회만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김 이사는 "수술 중 가온조치는 수술 종류나 환자의 나이와 관계없이 모든 환자의 수술 전, 중, 후 전 과정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이미 체온이 떨어진 후에는 가온을 진행해도 다시 체온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은데다 이어서 지속적인 가온 조치가 되지 않으면 또 다시 저체온 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이어 그는 "하지만 현재 급여 기준은 특정 나이의 특정 수술에, 그것도 수술 한케이스당 단 한개의 블랭킷만 적용된다는 점에서 수술 전주기에 이를 활용하는데 큰 한계가 있다"며 "의료진이 아무리 가온 조치를 하려해도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의미"라고 털어놨다.이에 따라 마취통증의학회 등은 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인 ERAS(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식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이미 ERAS 프로토콜이 전체적인 의료 비용을 줄이고 환자 예후를 좋게 한다는 보고가 이어지며 전 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지원 방안을 이끌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는 셈이다.김성협 이사는 "ERAS 프로토콜은 이미 실질적으로 환자의 예후를 개선시키고 전체적 의료 비용을 줄인다는 수많은 근거가 쌓였다"며 "국내에서도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그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한 다학제적 접근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ERAS 프로토콜 자체가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인 만큼 학회간 공동의 노력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대한외과학회와 대한마취통증의학회가 공동으로 보건복지부에 ERAS 시범사업을 제안한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김 이사는 "일단 이같은 시범사업이 진행된다면 수술 중 체온관리에 대한 인식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환자들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의료진의 인식 제고도 필요하지만 환자들의 인식 변화도 매우 중요한 축의 하나라고 본다"고 강조했다.아울러 그는 "특히 마취와 관련한 적정성 평가 항목에 수술 중 체온 측정 항목이 들어갔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며 "ERAS 시범사업과 함께 이같은 평가 항목의 중요성이 부각된다면 수술 전, 중, 후를 모두 커버하는 가온 환경 마련에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3-07-13 05:30:00의료기기·AI
인터뷰

"비용 감소에 예후 개선…ERAS 도입 미룰 이유없다"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지난달 대한마취통증의학회와 대한외과학회가 함께 보건 당국에 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ERAS) 시범사업을 제안하면서 ERAS에 대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ERAS는 수술 후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을 줄여 회복을 향상시킨다는 목적 외에도 입원기간 및 수술 관련 합병증·사망을 감소시켜 의료비와 사회적비용 측면 모두 효용성이 있어 의료선진국의 경우 10여년 전부터 활발히 도입하는 추세.다만 ERAS는 환자의 수술 전, 중, 후의 치료 및 관리에 참여하는 여러 의료진으로 구성된 다학제팀이 다중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한국 실정에 맞는 표준화된 프로그램 개발이 당면 과제로 떠오른다.여러 과, 의료진, 의료 인력이 함께 하기 때문에 수가의 신설 및 적용 문제 역시 난관으로 꼽힌다. 홍상현 마취통증의학회 보험이사(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에게 전세계 ERAS 도입 현황 및 제도 도입의 당위성, 제도 도입에 따른 예후 변화의 가능성을 물었다.두 학회는 ERAS 시범사업 도입이 수술 환자에 대한 의료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고 궁극적으로 전체 의료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공동으로 당국에 이를 제안하기로 했다. 아직은 생소한 개념이기 때문에 제도 도입의 당위성에 앞서 제도의 인식률 제고가 시급한 과제다.이와 관련 홍상현 이사는 "ERAS는 수술 후 회복을 향상시키기 위한 개별 의료행위들을 다학제팀이 다중적으로 제공하는 치료 및 관리의 새로운 개념"이라며 "ERAS 프로그램은 수술에 의한 기능의 감소를 최소화 하고 회복 과정을 촉진시켜 주술기 환자 관리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1990년대 유럽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그는 "초기의 ERAS 컨센서스 가이드라인은 ERAS에 관심이 있던 유럽 외과 의사들이 2001년 결성한 'ERAS 스터디 그룹'에 의해 발표됐다"며 "대장절제술에 대한 주술기 관리 프로토콜이 2005년 발표됐고, 이어서 결장 및 직장절제술에 대한 주술기 관리 프로토콜이 2009년 발표됐다"고 말했다.홍상현 마취통증의학회 보험이사2010년 유럽에서 ERAS Society가 설립돼 더욱 활발하게 여러 수술에 대한 주술기 프로토콜이 발표되고 ERAS 도입을 도와주는 교육 프로그램 및 플랫폼이 개발, 도입되면서 ERAS 보급은 전 세계적으로 급물살을 타게 됐다.특히 의료비 지불방식이 의료행위에 대한 보상에서 더 나아가 행위에 따른 환자 예후의 질적 변화로 초점이 변했다는 부분도 도입에 물꼬를 틔웠다.홍 이사는 "의료기술이 발전하고 고령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의료비는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며 "반면 사회적 재원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최근 여러 나라에서 의료비 지불방식은 의료행위 양에 대한 보상뿐만 아니라 의료행위 질에 대한 보상을 중요시 여기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우리나라도 2005년부터 각종 의료행위에 대해 적정성 평가를 시행해 오고 있고 평가 결과에 따라 의료질 평가지원금이 차등 지급된다"며 "ERAS 프로그램의 시행은 궁극적으로 의료비는 증가시키지 않거나 줄이면서 수술환자의 치료 결과를 향상시켜줄 방안으로 기대되므로 우리나라 병원들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ERAS 개념의 태동과 도입 역사는 그리 길진 않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관련 논문이 세계적으로 급증, 예후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점이 밝혀졌다"며 "최근 연구에 의하면 ERAS 프로그램의 시행이 입원기간을 단축시켜 의료비 절감의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술과 관련된 합병증을 감소시키고 수술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한편, 예후까지 향상시켰다"고 강조했다.실제로 대장 수술의 경우 여러 연구에서 ERAS 가이드라인에 대한 순응도가 높아질수록 수술 결과가 좋아졌다. 대장 수술 프로토콜 순응도가 50~70% 이상으로 상승했을 때 수술 후 합병증이 25~30% 감소하고 수술 후 재원기간과 재입원도 감소했다.프로토콜 순응도가 70% 이상인 경우와 미만인 경우를 비교했을 때 5년 생존율도 차이가 나타나면서 ERAS는 단순히 의료 서비스 향상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닌 예후와 의료비 절감에 실제적인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도입 시기가 관건일 뿐 도입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것.홍 이사는 "ERAS를 도입한 국가의 정확한 수를 아는 것은 어렵지만 ERAS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에서 병원 별로 시행되고 있다"며 "2010년 유럽에서 ERAS Society가 설립돼 여러 수술에 대한 주술기 프로토콜 발표 및 ERAS 교육 프로그램, 플랫폼이 개발돼, ERAS 도입 시기와 범위가 국가나 개별 의료기관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보급되는 추세는 확실하다"고 설명했다.그는 "2019년 12월 대한외과대사영양학회지에 게재된 국내 대형 병원 외과 입원 환자들에 대한 ERAS 프로그램 적용 현황 연구를 보면 총 86명의 응답자 중 설문 전 ERAS의 개념을 인지한 응답자가 68.6%에 달했다"며 "실제 ERAS를 적용한다는 응답은 29.1%에 그쳤지만 이는 현재 거의 모든 수술 관련 의사들이 ERAS의 개념을 인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홍상현 이사는 ERAS가 다학제적 접근을 필요로하는 만큼 제도의 원활한 도입 및 보급을 위해선 적절한 보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각 국가마다 ERAS의 형태가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형 ERAS의 개발 및 적용도 과제로 떠오른다.홍상현 이사는 "ERAS Society는 각종 수술에 대한 ERAS 프로토콜을 발표해 현재 20여개 수술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개발됐다"며 "각각의 가이드라인은 수십개의 수행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데 각 병원의 사정 및 의료진의 결정에 따라 수행 요소의 수행 정도(순응도)는 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그는 "국내 대형 병원 외과 입원 환자들에 대한 ERAS 프로그램 적용 및 실행 현황의 파악 및 분석 연구에 따르면 실제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ERAS는 여러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는 통일된 내용의 표준화된 프로토콜이 아닌 병원 별로 세부사항 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의료진들의 ERAS에 대한 경험 및 인식에 있어서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그는 "ERAS Society의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한국형 ERAS 가이드라인은 국내에서 발표된 수술 결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좀 더 중요도가 높은 수행요소가 강조되는 방향으로 기획하고 있다"며 "한편 국내 현실에 맞는 가이드라인이 개발된다면 국내의 ERAS 보급에 보다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무엇보다 간호사,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약사, 영양사 등이 함께 하기 때문에 업무량 증가와 이에 따른 수가 보상안이 확립되야만 제도의 원활한 운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일부 병원에서 ERAS 프로그램을 도입한 곳도 있지만 수가 보상이 없는 한 단순 시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다.홍상현 이사는 "ERAS를 도입하면 수술 후 재원기간이 줄어들고 환자 예후가 향상돼 궁극적으로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며 "다만 의사, 간호사,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약사, 영양사, 물리치료사 등 의료진의 업무량이 늘어나기 마련인데 추가적인 보상은 현재로선 전혀 안돼 개별 병원에서 도입과 운영 지속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그는 "앞서 언급한 연구에서도 그런 경향이 드러난다"며 "ERAS의 임상적 효용성에 대한 긍정적 기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4.4%가 'ERAS를 시행하는 데 필요한 인력과 재원의 부족하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이어 "따라서 각 의료기관이 ERAS 초기 도입의 허들을 넘게 하기 위해서는 일부 선택적 수술에 대해서라도 다학제 통합진료료와 같은 수가 적용이나 시범사업 지정을 통한 추가적인 수가 보상이 필요하다"며 "초기의 이러한 재정 투여는 수술 환자의 진료 질을 높여 궁극적으로 예후 향상과 의료 자원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2023-06-01 05:30:00학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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